즐거운 편지

황동규

 

내 그대를 생각함은

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

해가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

사소한 일일 것이나

언젠가 그대가

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

오랫동한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

그대를 불러보리라

 

진실로 진실로

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

내 사랑을 한 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

바꾸어 버린데 있었다.

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.

내 사람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.

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.

그 동안에

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

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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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친구가 읽어준 시인데

좋아서 올려 봅니다.

 

 

 

2017/03/25 - [시] - 별 헤는 밤 - 윤동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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