실버드나무의 거므스렷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

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 치마에

술집의 창 옆에, 보아라, 봄이 앉았지 않은가.

 

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, 울며, 한숨지어라.

아무런 줄도 업이 설고 그리운 새카만 봄밤

보드라운 습기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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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리 맞은 잎들만 쌔울 지라도

그 밑에야 강물의 자취 아니랴

잎새 위에 밤마다 우는 달빛이

흘러가던 강물의 자취 아니랴

 

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의 노래

물 스치던 돌 위엔 물때문이라

물때 묻은 조약돌 마른 갈숲이

이제라고 강물의 터야 아니랴

 

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의 노래

물 스치던 돌 위엔 물때 뿐이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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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

걸어둔 독엣 물도 찌었지마는

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

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.

 

봄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

나무는 밑그루를 꺽은 셈이요

새라면 두 죽지가 상한 셈이라

내 몸에 꽃필 날은 다시 없구나.

 

밤마다 닭소리라 날이 첫 시 時 면

당신의 넋맞이로 나가볼 때요

그믐에 지는 달이 산에 걸리면

당신의 길신가리 차릴 때외다.

 

세월은 물과 같이 흘러가지만

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

당신을 아주 잊던 말씀이지만

죽기 전에 또 못 잊을 말씀이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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