목계장터

-신 경 림

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

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

 

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

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

 

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

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

가을 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

 

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

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

 

산 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

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

 

민물 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

석 삼 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

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

 

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

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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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를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,

그래도 간혹 좋은 시를 보면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.

 

이 시는 제가 중학생 때 처음 읽은 시입니다.

처음 읽고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시를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나요.

물론 지금은 다 잊어 버려서 외우지는 못하지만,

그래도 이 시를 읽으면 중학생 때의 감성이 다시 되살아 나는 것 같아요.

가령 20살때 많이 들었던 구창모의 '희나리'를 들으면 20살 때 짝사랑 했더 오빠가 떠오르는 것 처럼요.

 

이 시는 동국대에 가면 바위에 새겨져 있었던 것 같아요.

그걸 보고 아! 이 시가 유명한 시인가 보다...라고 생각했답니다.

 

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.

그냥 급하게 마무리 지을게요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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